1. 레벨 안에서 달라지는 인간상
최상위 레벨 '0' 플랫폼에 있는 사람들은 처음 만들어진 많은 음식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 음식들은 두 사람이 먹기에 너무 많은 양이고, 종류도 풍성해서 무엇을 먼저 먹어야 할지 고민하게 만들 정도로 과분한 상차림을 받게 됩니다. 그들은 오늘이 마지막이 될 것처럼 먹고 본인들이 먹지 못한 음식들을 마구 짓밟으면서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음식 테이블을 보냅니다. 기차가 정거장을 하나씩 거쳐가며 잠깐 정차하는 플랫폼의 광경을 묘사하려는 감독의 장면으로 보입니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적어지는 음식의 양 때문에 백 단위 플랫폼의 사람들은 어떤 것도 먹을 수 없도록 더럽고 모두 비워진 밥상을 받습니다. 결국 폭력이 일어나고, 인육을 먹는 일까지 일어납니다. 주인공은 이 상황들을 돌파하기 위해 거하게 차려진 밥상에서 자신들이 먹을 만큼만 먹고 아래로 이동할수록 강압적인 상황을 만들어갑니다. 선의로 활동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인간을 변화시키는 것은 주인공이 선택한 강압적인 방법으로는 이상적인 모습을 실현시킬 수 없었습니다. 아마도 그건 옳은 방법이 아니었을 겁니다. 더 좋은 방법을 찾기 위한 시스템을 더 고민해야 합니다.
2. 자본주의로 바라보는 해석
영화를 보면서 자본주의 단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 '0' 레벨의 사람들은 풍족함을 가장 잘 누리고 있었고 나만 먹고 나머지 사람들은 굶어죽던지 관심 없는 이기적인 인간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이 그림은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동시에 신랄한 비판입니다. 물론 세부적으로 똑같은 상황을 연출하는 세밀함은 부족하지만 플랫폼이란 아이디어가 보여주는 요소들이 각 층의 인간상을 보여주기에는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얼마 전 뉴스에서 전 세계 1% 부자들의 수익이 99% 사람들의 수익보다 많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부익부 빈인빈'이란 말이 더욱 절실하게 와닿는 요즘입니다. 매일 새벽처럼 일어나 출근하는 삶을 살아도 집 한 채 살 수 없는 삶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적은 월급으로 월세를 내면서 내 집을 갖겠다는 꿈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세상은 희망찬 일들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월세를 돌려받지 못해 악덕 집주인에게 보증금도 돌려받지 못하고 집에서 쫓겨나기도 합니다. 자본주의는 저기 위 '0' 레벨의 사람들에게만 좋은 제도 같습니다. 그들이 내려주는 정해진 양과 더럽혀진 음식들을 먹어야 하는 게 아래 계층 사람들이 길들여지며 살아가야 할 자본주의입니다.
3. 총평
사람은 고유의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깨끗한 음식을 먹을 수 있어야 하고,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이면서 이 세상이 주어야 할 필수 요소들입니다. 나혼자 잘 먹고, 우리 가족만 잘 살면 모든 게 행복할 것만 같습니다만 그렇지 않습니다. 결국 우리는 주변을 돌아보게 될 것이고, 주변의 행복이 곧 나와 우리의 행복임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의 도덕적 양심이 그렇습니다. 세상을 살면서 여기저기 부딪히면서 살다 보면 많이 아프고 다치게 됩니다. 그러면서 우리의 삶도 팍팍한 삶으로 변하게 됩니다. 우리가 타고난 부자가 아닌 이상 우리는 모두 많은 아픔을 견디며 살아왔습니다. 우리의 본성은 참으로 아름답고 착한 모습이었으나, 세상을 살아가면서 변하게 됐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떤 경제 체제가 우리의 삶을 잠식한다고 하여도 우리의 본질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과 의지를 갖고 있다면 우리는 어떤 플랫폼이 우리를 괴롭히더라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우울함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같습니다. 어느 곳에서는 먹다 남은 음식물이 쓰레기통을 넘쳐 올라와 음식물 쓰레기 수거에 어려움을 겪지만, 어느 곳에서는 먹을 것이 없어 살갗이 뼈 마디마디가 보일 만큼 말라 붙어있습니다.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주어져야 할 음식이 왜 이렇게 빈부의 차이가 큰 것입니까. 당신의 잘못도 나의 잘못도 아닐 겁니다.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왜 인간의 기본적인 식욕조조차도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 됐는지 궁금하지 않습니까. 관심을 갖고 찾아봐야 합니다. 우리가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오늘을 잘 견뎌내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반드시 행복한 과정과 결말을 만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Movie talk'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주 : 양심, 부끄러움을 아는 시인(해석, 생애) (0) | 2023.03.01 |
---|---|
기생충 : 한국 사회 진짜 모습 (1) | 2023.02.28 |
남극의 셰프 : 라면이라는 소울 푸드가 갖는 해석 (0) | 2023.02.26 |
색, 계 : 실화 바탕, 한자로 풀어본 뜻과 해석 (0) | 2023.02.25 |
포드 v 페라리 : 르망 24 그리고 자동차 시장의 변화 (0) | 2023.02.25 |
댓글